-황 동 규-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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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혼자 열병처럼 사랑하다 또 혼자 보내던 어린 날들이 많았다.
아팠지만 아름다운 나의 20대..
이 시를 읽고 나면 아팠지만 그래도 굳건히 땅을 밟고 버티어 준 내가 대견하다고..
타인을 미치도록 사랑했듯 내 자신도 사랑할 수 있었다고..
애처로웠지만 씩씩했다고 도닥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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