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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

되돌아봄, 반추

해가 서쪽산을 넘어갈 무렵.

바다와 하늘을 바라보고

눈 앞에 아른거리는 갈꽃을 바라보고

풀 숲에서 들리는 온갖 풀벌레소리를 들으며

마당 끝 의자에 한동안 앉아 있었다.

오가는 사람은 드물고 가끔 차만 몇 대 지나가는

한적한 섬마을 시골의 풍경이다.

 

문득 지나 온 시간들을 돌이켜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시절, 학창시절, 작년, 올해..

나는 어떻게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는지 혼자 떠올려보았다.

한살에서 대여섯살까지의 기억은 이러저러하며 컷다는 말만 들어서 

없다고 봐도 무방하고

내 의지로 기억이 나는 건 예닐곱살 이후인거 같다.

그 때 이후 한살한살 먹어가면서 나는 어떤일을 저질렀고 어떤 생각을 했고

어떤 사건사고 속에서 어떤 감정이었는지 짤막짤막 떠올려 보았다.

 

내 스스로 뿌듯했던 시절도 있었던 반면 

추웠고 외로웠고 속상하던 시절도 있었다.

무언가에 미친듯이 매달린 적도 있었고

가슴아파 벤치에 드러누워 엉엉 운적도 있었다.

후회하며 머릴 감싸쥐던 시절이 있었고

기쁨의 미소를 한껏 지을 때도 있었다.

그 기억들이 하나하나 쌓이고 자양분이 되어 

지금의 나를 만들어 온 것일테다.

 

앞으로나 나의 모습과 나의 길도 생각해 보았다.

5년 10년 그리고 더 이후의 나는 또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말이다.

이곳에서 계속 일하고 있을까?

누구를 만나 사랑을 하고 있을까?

살아는 있을까? (풉)

 

어느 덧 해는 산을 넘어가 버렸고 바닷가 바람은 많이 차가워졌다.

나의 두서없는 사색도 재채기와 함께 그 끝을 보았다.

그리고 

노랫가사 한 소절이 갑자기 내 입에서 흘러나왔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꿈이여~~"

 

 

 

2017년 10월 3일 in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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